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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최대의 자연재해는 단연 '태풍 루사'였습니다.루사(Rusa)라는 태풍의 명칭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이며 '루사'는 말레이반도 등에 살고 있는 사슴과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름만으로 볼때의 '루사'는 순한 이미지지만 2002년 8월 31일부터 9월 1일까지 한반도를 강타하며, 입힌 피해로 전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 사진4. 태풍 '루사' 때 피해사진 ]

루사는 특히, 1904년 국내 기상 관측 이래 강수량 역대 순위에 큰 변화를 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폭우를 쏟아부었습니다. 루사가 한반도를 관통한 2002년 8월 31일 하루동안에만 강원도 강릉에 870.5㎜, 대관령에 712.5㎜의 비를 내려 각각 역대 1일 강수량 1·2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전까지 1일 강수량 최고 기록은 지난 81년 9월 2일 장흥에 내린 547.4㎜였습니다.

[ 사진5. 태풍 '루사' 때 피해사진 ]

태풍루사로 인한 피해액은 '중앙재해대책위원회'가 집계한 결과, 인명피해는 사망 . 실종등 모두 246명에 달했고, 재산피해 금액은 무려 5조4696억원에 이르렀습니다. 또한 이재민은 모두 2만 7,619세대 8만 8,625명으로 집계됐으며 침수피해는 건물 1만 7,046동, 농작물 피해 14만 3,261ha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전국의 철도와 도로 등 주요 기간교통망 역시 일거에 붕괴됐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피해가 컸으며 침수지역의 전기·통신·상수도 등 생활기반시설 역시 마비되다시피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 사진6. 태풍 '루사' 때 피해사진 ]

이렇게 태풍 루사에 의한 피해가 컸던 것은 다음의 세가지 큰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①태풍 루사가 한반도에 상륙할 때까지 위력을 잃지 않았다는데 첫번째 이유가 있었습니다. 루사는 8월 31일 오후 전남 해안에 상륙할 때까지도 '강한 대형 태풍'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대부분의 태풍이 제주 부근을 지나면서 중심기압이 약화됐던 것과 달리 태풍 루사는 950hPa(헥토파스칼) 정도의 중심기압을 그대로 유지한채 내륙으로 상륙했던 것입니다. 기상청은 이같은 이유를 "남해상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태풍 루사에 지속적으로 수증기를 공급했기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사진7. 태풍 '루사' 때 피해사진 ]

②루사의 느린 한반도 관통 속도가 피해를 더 키웠습니다. 태풍은 대개 우리나라 동서로 펼쳐진 북태평양고기압의 기압골을 따라 이동하는데, 올해는 상층부의 편서풍이 이례적으로 약해 태풍의 이동까지 늦어졌다는 분석입니다. 기상청은 "만약 편서풍이 제 몫을 했다면 루사가 한반도를 천천히 관통하는 대신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반도 남쪽으로 빠르게 빠져나갈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 사진8. 태풍 '루사' 때 피해사진 ]

③강원 영동에 특히 많은 비피해를 입힌 것은 태백산맥과 한반도 주변의 기압 배치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태풍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강원도 동쪽으로 내뿜은 수증기가 태백산맥에 가로막히며 상층부의 찬 공기와 부딪쳐 엄청난 비구름대를 형성했다는 분석입니다. 기상청은 "이 비구름대에 한반도 북서쪽으로부터 저온 다습한 공기가 합류하면서 강릉·속초·대관령 등에 큰 비가 내렸다"고 분석했습니다.

[ 표1. 역대 태풍으로 인한 우리나라 인명 및 재산피해 ]